장르: 드라마
감독: 민규동
출연: 주지훈, 김강우, 천호진, 임지연
개봉일: 2015년 5월 21일
1. 배경
<간신>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조선의 10대 왕 연산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연산군은 궁궐에 있는 여자들이 지겨워지자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예쁜 여자들을 모아 이들과 즐기기 위해 채용사라는 직업을 만들어 미녀들을 판별하고 데려오라고 명합니다.
이렇게 채용사에 뽑혀온 여자들은 운평이라고 불렸고, 그중 선발되어 대궐에 머문 여인들은 흥청이라 불렸습니다.
흥청에도 세가지로 분류되었습니다.
흥청 중 아직 연산군과 동침하지 않은 여자는 일단 땅의 과거를 통과했다 하여 지과흥청,
동침을 하여 연산군을 만족시켰다면 하늘의 과거를 통과했다 하여 천과흥청,
동침을 했지만 연산군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면 과거에 반만 합격했다하여 반과흥청이라 불렀습니다.
이 셋을 통칭하여 삼청이라 불렀습니다.
2.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어린시절의 연산군
채홍사로 임명받은 임사홍과 임승재는 자신들과 정치적으로 대립했던 세력과 가문을 중심으로 그 여식들을 '채홍'이라고 하며 모집해 갑니다.
연산군은 백성들의 민심에는 관심이 없고, 채홍 실적이나 꼼꼼히 확인하는 왕으로 나옵니다.
영화에서 단희는 백정 출신으로 길거리 무희에서 흥청으로 뽑힌 가상인물입니다.
단희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영화에서는 무오사화 때 목숨을 잃은 실제 인물 김일손의 여식으로 나옵니다.
단희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자 연산군과 임씨 부자를 살해할 계획으로 정체를 숨기고 운평으로 들어옵니다.
왕의 마음을 사로잡는 단희는 특히 엄마를 잃고 외로워하는 연산군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냅니다. 이런 단희의 위로 말에 연산군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극중에서 단희의 암살 계획은 아쉽게도 신하들에게 들켜 실패로 끝납니다
이제신이 쓴 아성잡기에 다음과 같은 연산군의 일화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연산군이 어린 시절 거리에 나가 놀고 오자 아버지 성종은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느냐라고 묻습니다.
연산군은 '송아지 한 마리가 어미 소를 따라가는데 그 어미소가 소리를 내면 그 송아지도 소리를 내어 응하니 어미와 새끼가 함께 살아있는 모습, 이것이 가장 부러운 모습이었습니다'라고 답합니다.
연산군의 어머니는 바로 폐비 윤씨. 윤씨는 성종과 결혼하여 아들 연산군을 낳았지만 부부사이는 좋지 않았고, 결국 연산군이 4살 때 왕비 자리에서 쫓겨났으며 3년 뒤 사약을 먹고 죽음을 당하고 맙니다.
이렇게 연산군은 어린 시절부터 엄마를 잃어 그 슬픔을 가슴에 안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연상군은 모성애를 느끼지 못하고 자라서 연상의 여자에게 끌린 것으로 표현됩니다.
3. 연산군의 여자, 장녹수
한 나라의 왕인 연산군이 마치 아기처럼 여자의 품에 안기고, 그 여자는 연산군에게 반말을 하며 어린아이 대하듯 연산군을 다독입니다.
연산군의 가장 측근에 붙어서 권력을 휘두르는 이 여자는 바로 장녹수입니다.
실제 집안이 가난했던 장녹수는 몸을 팔아 생활하다가 연산군의 눈에 띄어 후궁이 된 케이스입니다.
얼굴이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동안인 편이었고, 노래와 춤에 매우 능하다고 적혀 있죠.
특이한 것은 비천한 장녹수가 왕인 연산군을 오히려 하대했다는 점입니다.
실제 실록에는 장녹수가 연산군에게 반말을 하며 왕을 조롱하기를 마치 어린아이 다루듯 하고, 왕에게 욕하기를 마치 노예에게 하대하는 듯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연산군은 자기를 아이 다루듯 대하는 장녹수를 좋아했고, 아무리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녹수만 보면 기뻐했다고 합니다.
당시 장녹수의 위세는 정말 대단해서 실수로 치마자락만 밟아도 목숨이 날아갈 정도였다고 합니다.
참고로 연상군이 연상의 여자에 끌린 것은 장록수가 처음이 아니었는데요.
연산군의 마음에 처음 다가온 연상녀는 큰아버지 월산대군의 아내 승평부대 부인 박씨였죠.
이는 후에 중종반정을 일으킨 박원종의 누나이기도 합니다.
자식이 없었던 박씨는 조카 연산군을 본인의 자식처럼 돌봐줬습니다. 그래서 연산군도 큰 어머니를 자기 친어머니처럼 따랐다고 합니다.
때론 연산군은 박씨의 처소에서 잠을 자기도 했는데, 이 때문에 연산군과 박씨가 간통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박 씨가 죽었을 당시 항간의 소문으로는 박 씨가 연산군과 간통하여 아이를 잉태하게 돼서 자살한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이러한 이야기에 박 씨의 동생 박원종이 분노하여 후에 박원종은 중종반정을 기획하는 핵심 인물이 되었던 것입니다.
4. 간신과 연산군의 폭정
간신의 등장, 장녹수와 권력다툼을 하는 주인공은 바로 간신의 대표 임숭재입니다.
영화에서 임숭재는 왕이 몸을 다치자, 여자들과 놀면서 몸을 치유하라고 권합니다.
임숭재는 연산군에게 총애를 받은 실존인물입니다.
아버지 임사홍과 함께 조선시대의 간신으로 평가받는 인물입니다.
임숭재는 머리가 비상하고 정치적 감각이 뛰어났다고 합니다.
특히 예술, 춤, 노래에도 일가견이 있어 예술을 좋아하는 연산군과 죽이 잘 맞았다고 하죠.
당대 최고 권력을 누렸던 연산군은 역사적으로 폭군 중에서도 최악의 폭군으로 유명합니다.
실제로도 색욕에 눈이 멀었던 연산군은 사실 집권 초기만 해도 명민한 왕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정치를 잘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재위한 지 4년째부터 연산군은 자신을 사사건건을 반대하던 신진 사림파를 숙청하기 시작합니다.
사림파의 수장 김종직은 당시 이미 죽은 상태였지만 무덤을 파헤쳐 시신을 다시 한 번 죽이는 부관참시형을 내렸고, 김종직의 문하인 김일손, 권오복 등을 능지처참했죠.
이제 왕에게 잘못 보이면 바로 죽음이라는 것을 알게 된 신하들은 모두 두려움에 조아릴 수밖에 없었고, 연산군은 막대한 권력을 얻게 됩니다.
연산군은 갑자사화 때 어머니 윤씨와 관련된 인물들을 모두 처단하겠다며 나섰는데, 사실 성종이 윤씨를 쫓아낼 때 이를 적극 반대한 인물이 바로 임사홍이었습니다.
연산군을 위해서 왕비가 있어야 정통성을 세울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야사에 따르면 폐비 윤씨는 죽기 전, 피묻은 금삼과 유언을 임사홍에게 전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산군은 어머니의 복수를 빌미로 연산군은 더욱 강력한 왕권을 갖게 되었고, 임사홍은 자신의 정적을 없앨 수 있었습니다.
5. 결말
연산군은 자신에게 반대하는 신하들을 몰아내기 위해 죽은 어머니 폐비윤씨의 '피묻은 금산'과 관련된 이들에게 무참히 복수하는 갑자사화를 일으킵니다.
결말에서 연산군과 임사홍의 두터운 신뢰관계는 깨집니다.
임사홍의 아들 임숭재는 연산군이 도가 지나친다고 생각하여 결국 배신하고 연산군을 돼지우리에 가두는 것으로 결말을 맺습니다.
왕을 가둔 후 임승재는 자결하고, 임사홍은 반란 무리으의 화살을 맞고 최후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박원종을 필두로 한 반란의 무리가 중종을 왕으로 세우는 데 성공하며 막을 내립니다.
이것이 박원종을 필두로 한 반란군 무리가 진성대군을 왕으로 옹립하는 중종반정입니다.
간신 영화는 몇몇 장면들이 다소 자극적이지만 역사적 배경을 많이 담고 있는 흥미로운 영화입니다.